소속: 바르게살기 음성군협의회
일시: 2017년 8월 1일(화) 08:40-13:30
장소 : 음성군 삼성면 덕정로 65번길16 명지아파트 침수 피해지 및 덕정로 73~22 유귀종 하천옆 침수 독립가옥

회장 강기현

긴 가뭄은 많은 지역민에게 많은 시름을 안겨 주었다. 그래서 7월중반 이후부터 내려준 비가 그렇게 달콤할 수 없었다. 처음엔 그랬다. 힘들게 했던 물 부족으로 생활용수도, 농사일을 해야 하는 농업용수도 그리고 생산활동을 하는 공장들의 공업용수도 턱없이 부족했기에 그저 고맙고 달콤했었다.

하루 이틀 지나며 둑이 넘치고 하천이 범람하고 멀쩡하던 상가들이 원활하지 못한 배수로 인해 물에 잠기고... 아픔이 지역의 곳곳에서 일어나고 모두의 힘이 절실하게 필요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적지 않게 망설이고 우물쭈물하였다. 비가 올 때뿐이지 한낮은 40도에 육박하는 기온으로 일상이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었다. 단체의 대다수 회원들의 고령이 발목을 잡았다. 혹여 좋은 일한다고 나섰다가 고령의 회원들에게 불미스러운 일이라도... 그러나 망설임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못했다. 해결되는 것은 고사하고 상황이 더더욱 안 좋은 쪽으로 흘렀다.

모두에게 긴급하게 봉사활동을 알리고 함께 나서줄 것을 주문하였다. 그동안의 고민을 비웃듯이 너무도 많은 회원들이 동참을 알려왔고 이웃 괴산군청으로 연락을 하여 봉사활동에 대한 일정과 장소 등을 확인하였다. 그러던중 7월 30일... 음성군에 때 아닌 집중폭우로 삼성면 중심지가 하천범람으로 물에 잠기고 많은 이들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그리고는 군청 행정과를 비롯한 이곳저곳에서 긴급 도움(?) 요청이 있었다.

7월 31일, 괴산군청에 연락을 취했다. 죄송하다고.. 지역의 큰 피해로 긴급하게 봉사활동지를 변경하게 되었다고... 정중하게 양해를 주문 드리고 괴산군청의 흔쾌한 그리고 음성지역의 피해를 걱정해주는 인사를 받았다.

8월 1일, 회원 모두는 삼성지역으로 향했다. 물에 잠겼었던 아파트의 지하층의 청소가 첫 번째 임무였다. 전기가 끊기어 어둠이 가득한 지하층을 더듬거리며 내려가 급한대로 각종 집기들과 쓰레기 그리고 오물 등을 밖으로 들어내었다. 10여분만에 모두의 옷과 얼굴 등이 땀과 오물 등으로 범벅이 되었다. 행정청에 요청한 임시 가설전기 덕으로 마지막 물청소까지 마치고 이미 침수피해가 큰 인근 개인주택으로 이동하였다.

참으로 마음이 불편했다. 하천 옆 낮은 지역에 위치한 관계로 잠자리 마져 확보할 수 없는.. 더욱이 연탄을 난방재로 사용하는 열악한 환경 탓에 피해현장은 참혹하기 이를 데 없었다. 기나긴 겨울을 미리 준비하여 쌓아 놓았던 연탄이 물을 먹은 탓에 무너져 내렸고 그로인해 집안이 온통 검은 먹물바다가 되어 있었다.

물에 침수된 가전제품을 비롯한 생활 집기들을 하나 둘 들어내어 사용 가능한 것과 버려야 할 것들을 분리하여 적재하면서 한편으로는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하며 당장 생활은 불가능하겠지만 최대한 온전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두가 서둘러 주었다. 연신 감사하다는 인사뿐인 주인 아주머니는 사람이 함께있는 이 시간은 자신의 집이긴 하나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는 듯하지만 모두가 돌아가고 난 이후는 정신적으로 힘들고 고통스러움으로 편히 잠을 이룰 수 없을 것 같다며 눈물을 흘리셨다.
이웃에 위치한 개인주택 한 곳을 더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하고서 모두가 한자리에 모였다. 점심식사를 겸한 잠깐의 휴식을 취했다. 모두의 입에서 한탄의 한숨과 힘듦을 표시하는 이야기가 쏟아졌다. 모두의 마음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보니 회원중에도 수해로 가게가 혹은 농경지가 주택이 적지않은 피해를 입은체 봉사활동을 나오신 분들이 꽤나 되었다.

회장님의 좋은 뜻에 함께하는 마음으로, 더욱이 더 큰 피해를 입은 이웃이 먼저라는 생각이었기에 다른 생각이 없었다고.. 이것이 봉사하는 분들의 마음인가 싶다. 나보다는 이웃이 지역이 그리고 국가가 먼저라는.. 돌아오는 길이 한편 무겁고 한편 너무도 감사하고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