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하(봉사회원, 충북대학교 경영학부)



 일정이 몇 차례 번복되었던, 봉사활동이 6월20일로 확정되어 단양으로 향하게 되었다. 봉사당일까지도 봉사활동 내용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고, 학과 후배들과 처음으로 함께 가는 대외 활동이라 그런지 소풍가는 기분마저 들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버스에 탑승해서 행정학과 담당 교수님께 간략한 봉사 취지와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목적지인 단양군 용진리로 향하였다. 단양에서도 많이 외진 곳이라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 도착하였다. 버스에서 내린 하늘은 먹구름이 뒤덮고 있어 금방이라도 비를 왈칵 쏟아 부을 것 같았다.



 도착한 용진리는 지금은 거의 수해로부터 복구가 되어 주민들의 일상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여서 처음에는 무엇을 하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재방을 따라 심어놓은 감나무 주위를 낫으로 제초하고 비료를 주는 작업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예비역이라 자신있게 웃으면서 시작한 제초 작업은 군 시절 ‘진지공사’를 생각나게 할 만큼 힘들었다. 점점 말이 없어졌고, 나중에 비까지 쏟아지면서 작업은 더 힘들어지게 되었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잠깐 힘내 봤지만, 비를 맞으며 하는 작업의 효율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지치고 힘들지만 엄연히 봉사(奉仕)활동이고, 충북대학교 경영학부생의 대표로 참석한 것인 만큼 요령을 부릴 수는 없다는 마음에 모두 정말 열심히 해주었다. 목표치인 제방 끝까지는 하지 못했지만,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한 제초작업을 마치고, 준비해 주신 사발면과 감자를 참으로 먹고 청주로 복귀하는 버스에 올라탔다. 마을 어른이 참먹을 때부터 버스에 탐승해서까지 고맙다는 말을 연신하셨다. 대부분 낫질이 서투른 학생들이 한 작업량이 분명코 많지는 안았을 텐데, 수해라는 아픔을 겪은 현지 주민들에게 이번 행사의 참뜻이 전해진 것 같아서 더 기분이 좋았다.




 부쩍 좋지 않은 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는 요즘, 내 주위를 둘러보고 챙기는 바른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좋은 취지의 행사에 작은 보탬이 될 수 있어서 속물이 되어가는 것 같아 아쉬웠던 내 자신의 마음에 오랜만에 훈훈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아직은 부분적인 작은 활동이지만, 이러한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활동이 점점 더 많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좋은 사회로 진화하기 위해 ‘성장통(成長痛)’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이 좀 더 밝아 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이제 나에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이번 활동을 통해 느낀 따뜻함이 이번 여름방학의 내 생활에 좋은 활력소가 될 것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