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동현(정치외교학과)


 위기관리론 수업을 통해 나를 비롯하여 여러 학우들은 학기 중에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번 봉사활동은 위기관리론 수업의 학우들뿐만 아니라 2학년 행정학과 학생들도 같이 하게 되었다. 청주에서 진천 문수리까지 버스로 가는데 1시간 남짓이 걸렸다. 가는 도중 버스에서는 자는 사람, 들떠서 떠드는 사람, 창밖을 보고 있는 사람, 등 학우들의 모습들은 가지각색이었다.


 진천군 문수리에 도착한 후, 학우들은 버스를 내려오면서 모두들 이런 말을 했다.
 “너무 춥다”
 그렇다. 모두들 도시 환경에 적응되고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농촌의 기후를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꺼운 겨울옷들을 챙겨온 사람은 나를 빼고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모두들 추위에 떨고 있으면서도 주위의 아름다운 경치 때문에 한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입이 다물어 지지 못했다. 산들은 울긋불긋 단풍에 물들었고, 안개와 구름은 산 중턱에 걸려 있었다. 주위의 아기자기한 동산들과 한 쪽엔 웅장하게 누워있는 산들, 정말로 장관이었다.


 이어서 우리들은 몇몇씩 나뉘어져서 봉사의 손길이 필요한 곳으로 향했다. 나는 고추밭으로 향했는데 생각보단 일이 너무 힘들지 않는 것이었다. 그 마을의 한 할아버지는 일하는 방법, 요령, 등등의 것들을 알려주셨는데 할아버지의 발음이 너무나 부정확해서 알아듣기 어려웠다. 예를 들어서 그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 거츄 밧* ㅋ라ㅣㄴㄹ ㄴㄹ애ㅏㅡ, 3515@ ###.... . ... ... . . .... 댜~” 로
 이런 식으로 주로 말씀하시기에 일을 할 때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몰라 당시 애를 상당히 먹었다.


 나와 행정학과의 조교님, 그리고 2명의 행정학과 여학우들은 고추밭에서 말뚝을 뽑고 잔풀, 비닐을 제거하고 정리하는 등의 일을 5시간 이상했다. 처음 말뚝을 뽑을 땐, 땅이 얼어서 힘이 많이 들었지만 날씨가 풀리면서 땅이 녹아 점차 수월해 졌다. 특히, 조교님께서 중간에 도와주러 오셔서 일은 더욱 빨리 끝낼 수 있었고 분위기는 활기를 띄었다. 일이 끝날 무렵, 모두들 체력이 떨어져 녹초가 되고 말았다. 처음엔 일이 많아 보이질 않아서 좋았지만, 막상 끝내 놓고 보니 힘든 일이었다는 것을 느꼈다.


 날이 저물어 갈 무렵, 봉사활동은 종료되었고 교수님께서는 ‘이곳이 몇 년 전 수해를 당해서 초토화가 된 곳 이었다’라고 봉사활동을 한 학생들한테 말씀하셨다. 문수리를 떠나기 직전 나는 ‘젊은이들도 하기 힘든 농사일을 어르신들께서 매일 하셔야만 하고 참으로 고단하시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의 작은 도움이 그 분들께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그곳을 떠나면서 우리 학우들은 노동의 보람과 봉사활동의 의미인 남을 도움으로서 얻는 행복을 느끼면서 문수리의 멋진 가을 풍경을 뒤로하고 다시 청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