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경(봉사회원, 충북대 불어불문학과 )


 2007년 11월 7일, (사)이재민사랑본부의 자원봉사 활동의 일환으로 충청북도 충주시 가금면 용전리 갈동마을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이미 작년에 진천군 백곡면 대문리로 농지 폐비닐 제거 작업 봉사활동을 다녀온 적이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농사일이라 혹 주민들께 폐를 끼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가 앞섰다.


  충북대학교 학부생과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은 식사 전담 조를 제외하고, 세 조로 나뉘어서 일손을 거들었다. 내가 맡은 밭은 600평정도 되는 두 곳이었는데, 단무지 무를 수확하는 일을 맡았다. 우리가 수확한 무들은 계약된 단무지 가공 공장으로 옮겨져 우리가 즐겨먹는 단무지가 된다고 하였다. 주인집 할머니께서 장화와 모자까지 챙겨주셨는데 밭에서 일할 때 쓰는 모자는 처음 써봐서 조금 웃기기도 했는데 마치 시골 아낙이 된 듯하였다. 작년 대문리 봉사활동에서도 느꼈듯이, 요즘 시골의 문제가 일손부족 문제였는데 갈동마을의 실정도 다르지 않았다.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서로 품앗이 형식으로 일을 거들고 계셨다. 다행히 봉사활동 가기 전 날 비가 내려서 무는 쉽게 뽑을 수 있었지만, 우리는 주로 뽑아놓은 무를 커다란 포대에 담는 작업을 맡았다.


  처음에는 일하는 요령이 없어서 무거운 무를 들어 나르고 하였는데, 점점 일하는 요령이 생겨서 조금은 수월하게 일 할 수 있었다. 일하는 중간에 마을 주민들께서 새참을 준비해주셔서 새참도 먹었다. 텔레비전에서만 보았다가 실제로 일하면서 새참도 먹고 하니까 일하는 게 훨씬 수월하고 재미있었다. 우리는 하루 가서 도와드리는 거지만 늘 이렇게 일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제 손자, 손녀처럼 잘 대해주시고, 챙겨주셔서 몸은 조금 고되었지만, 따뜻한 마음을 듬뿍 가져갈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