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대식(일반회원, 충북대학교 산학협력단)

 이번 충주 용전리 마을 봉사활동에 나는 모자와 장갑만을 준비 한 채, 도대체 어떤 지역이기에, 그리고 무슨 원인으로 수해를 당했으며, 현재 어떻게 복구가 진행되었는 가를 체험하는 계기를 삼고자 하는 마음에서 참가하게 되었다. 물론 현장에서 갈동마을주민들의 입장에서 수해발생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지에 대해 질문하였다.


 봉사활동에 동참한 많은 분들 중에 행정학과, 소비자학과, 행정대학원 학생들과 그리고 일반봉사회원들을 만나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학생들과 같은 조에 참여하면서 이왕 일할 거면 속리산을 등산한다는 마음으로 땀흘리자는 말을 했다. 우리 조는 간식(라면) 먹을 시간도 갖지 않은 채 동네 어르신들과 함께 일을 마무리하였다. 학생들이 정말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보고 학생들 내일 몸살 나는 것 아닌가를 되뇌이면서, 만일 학생들의 가정 일이라면 저렇게 열심히 할 까하는 괜한 걱정도 많이 했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순수하다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IMF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금모으기 운동이나 2002년 월드컵축구 대회기간중 4강 신화를 만들어낸 저력을 발휘할 때 한 바탕 뜨거운 열정와 흥을 발산하여 그야말로 전국을 붉은 열기로 물들이지 않았던가? 열정과 흥, 정을 발산하는 데 익숙한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 유출 사고 때에도 내 일처럼 가슴아파하며 전국의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한 봉사자와 수재민돕기 성금을 기부한 사람들은 사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이 때 참여해 보니 재난복구체계는 미숙하고 봉사자들에 대한 사전교육이 없어서 우왕좌왕하는 현장을 체험하였다.


 용전리에서 우리의 학생들이 몸사리지 않고 땀흘리는 것을 볼 때, 한편 몸살날까 염려도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조금은 동기를 부여하면 물불가리지 않고 이웃과 함께 고통을 나누고 함께 즐길 줄 아는 저력있는 한국인이구나 하는 생각에 참으로 뿌듯하였다.


 아무리 머리가 좋더라도 머릿속에 있는 지식은 기억해내는데 한계가 있다. 그리고 노트나 메모장에 기록한 지식은 흐릿해질지라도 좀더 오래간다. 그보다 몸으로 땀을 흘리면서 체험한 생생한 경험은 산지식이 되어 학습효과가 더욱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른들은 젊어서 고생은 돈을 주고 사서라도 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봉사활동에 참여해서 배우는 것은 인생에 있어서 좋은 학습기회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현장학습이 중요하다는 주관을 갖고 참여했기 때문이지만, 여름철 수해지역 현장을 보고 수해원인은 무엇이고 얼마나 피해가 발생했었는지, 그리고 재발되지않도록 충분히 복구가 되었는지 하는 점을 참여한 봉사자들에게 설명하는 현장 학습시간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작은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그보다는 봉사활동 계획에서 점심식사까지 철저히 준비한 봉사자들이 있었기에 하루 일과는 두 배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리고 건강에 좋은 운동을 한 것처럼,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점에서 한층 보람있고 기쁜 날이었다.
이재민사랑운동본부를 이끌어가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