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전현희(봉사회원, 충북대학교 행정학과)

 2011년 5월 21일 토요일, 이재은 교수님과 조직관리 수업을 듣는 학우들이 함께 강릉에 위치한 파프리카 농장으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그 농장은 지난겨울에 내린 폭설로 인해 많은 피해를 본 농장이라고 했다. 3시간 넘게 차를 타고 농장에 도착해서 막 잡업을 시작했을 때, 아침부터 약하게 내리던 비가 제법 굵게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의까지 챙겨 입고 일을 해야 했다. 우리가 한 작업은 남학우들이 밭에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철제물을 수거해오면 여학우들은 그것들을 종류별로 상자에 분류하여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 처음에는 각자 상자를 가져와서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그러다보니 상자가 모자라서 담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급하게 하다보니까 비슷하게 생겼지만 종류가 다른 것들을 한곳에 담기도 했다. 그래서 몇 개의 상자들은 다시 분류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 처음에는 서로 협동하지 않고 각자 작업을 해서 두 번씩 일을 하는 경우도 생기고 작업에 속도가 붙지 않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도와가며 같이 일을 했다. 그러자 일을 훨씬 재밌고 빠르게 할 수가 있었던 것 같다. 정리가 어느 정도 끝이 났을 때 새참으로 컵라면을 먹었다. 비가 계속 오는 바람에 앉을 곳이 마땅치 않아서 그 자리에 서서 먹어야 했지만 정말 맛있게 먹었다. 새참도 먹고 짧은 휴식시간이 끝난 후에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우의를 입은 여학우들도 밭으로 직접 나가 쓰레기를 주웠다. 그리고 우의를 입지 않는 여학우들은 천막 밑에 남아서 분류 작업을 계속 했다. 그렇게 일을 하다가 오후 5시정도에 모든 작업이 끝났고 마지막으로 단체사진을 찍은 후에 우리의 봉사활동은 끝이 났다.

 나는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서 우리나라 재해복구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봉사활동을 하러 간 농장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많은 피해를 입었다. 피해액수가 15억이 넘어가는데 국가에서 지원을 약 5천만 원 정도만 해줬다고 했다. 그래서 그 농장주인분께서는 자신의 사비를 모아 다시 파프리카를 재배하실 것이라 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 자연재해로 인해 피해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나 적은 지원을 해준다는 사실에 놀랐고 또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농업은 자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자연재해는 사람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것이니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많은 농가들이 피해를 입어 순식간에 엄청난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고, 점점 많은 사람들이 농업을 포기하고 다른 일거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한국의 농업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현상을 막고, 농촌을 농민이 보람차고 활력 있는 생활을 수행해 갈 수 있도록 앞으로 제도가 많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