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진



올해 충북대학교 행정대학원에 입학을 하고, 이재은 교수님과의 인연으로 올초에 이재민사랑본부와 함께 파프리카 농장으로

봉사활동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폭설로 인하여 비닐하우스가 주저앉은 곳으로 땅속에 있던 비닐을 뽑아 걷어내고, 정리하는

것이었는데 손톱이 빠질 정도로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힘들었지만, 대학원 동기들과 친해질 수 있던 계기가 되었고 제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회사 봉사동호회 회원인데, 봉사활동을 계획한다고 하여 이재민 사랑본부 홈페이지를 확인하니 산사태로 인한 봉사활동 예정이

있어 봉사동호회 회원 및 회사 직원 일부가 참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산사태가 난 곳이라고 해서 영화에서 봤던 어마어마한 산사태 현장을 생각했습니다.

잠깐이나마 20명 남짓한 인원으로 가능할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충남 서천까지 대략 2시간 남짓.... 도착한 곳은 산 아래에 위치한 가정집이었습니다.

도착해서 보니, 집 밖의 화장실과 창고앞까지 대나무와 정체모를 나무들, 흙이 내려와 있었습니다. 아! 이게 산사태구나!

산사태라는 것을 영화나 뉴스에서만 봤지, 실제 가정집 바로 뒤에 위치한 산의 흙들이 폭우에 못이겨 무너져 내린 것!

그게 산사태 였습니다. 노부부의 집이 바로 산아래 위치하고 있었는데, 산사태 난 곳의 길이 폭이 좁고 화장실에 그 폭 마져 막혀 있어

중장비가 들어가기에는 무리여서 면사무소에서도 손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사람만이 그 흙과 나무를 치울 수 있었습니다.

함께 간 직원들의 대부분이 20대! 군대에서 갈고 닦은 삽질의 내공과 기술이 절실히 요구되는 현장이었습니다.

처음엔 연령대가 비교적 낮은 직원들이어서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것은 기우였습니다.

같은 직장 동료인 것이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오는 날씨에 비와 땀으로 옷이 다 젖는 것도 잊은 채 다들 열심히

삽으로 내려 앉은 흙을 치우고, 그 흙을 마대에 일일이 담아 나르고, 톱으로 나무를 잘라 치우고.....

성별, 나이 무관하게 내일처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랑스럽고, 가슴뿌듯 했습니다.

왠지 저만 일을 많이 하지 않은 것 같아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평소에 같은 회사에서 근무를 해도 하루에 말 한마디 섞기가 힘든데, 이번 봉사활동을 계기로 많은 동료들과 친해졌고

저는 누구가의 언니, 누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 ^^

4월에 이재민사랑본부와 함께 한 파프리카 농장 봉사활동에 이어, 금번 산사태 현장까지, 겨우 두 번의 봉사활동 이었지만

한명 한명의 도움과 관심이 절실한 이재민들에게는 큰 힘이 되었을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이재민사랑본부라는 단체의 이름이 무언가 우리에게는 낯설고 거창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습니다.

우린 평소에 이재민이라는 용어를 홍수나 일본 지진 등과 같이 커다란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만 사용하지만, 실제 제가

이재민사랑본부와 함께 한 겨우 두 번의 (^^;)의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낀 것은 나도, 내 가족도 언제든 이재민이 될 수 있다라는 여지였습니다.

봉사활동에 어떻게 참여를 하지? 나 혼자 가면 쑥쓰러운데? 이런 생각을 하고 계신 분들은 망설이실 필요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은 언제든 함께 참여하셨음 좋겠습니다 ^^

좋은 의미로 함께 고생하면 금방 친해집니다 ㅎㅎ

건장한 신체 외에 아무것도 준비 못한 봉사동호회를 위해 차량과, 식사까지 준비해 주심 이재민 사랑본부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