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수(봉사회원, 충북대학교 태극태권도연구회 회장)

 입동이 시작한 이례 열흘하고 하루가 지난 11월 19일 오전, 충북 괴산군 청천면의 어룡마을에 우리는 도착했다. 어룡마을을 처음 보는 순간, 마치 본인의 고향 풍경과 너무 닮은 모습에 향수에 젖어 들었다. 전날 내린 비로 인해 촉촉이 젖어있는 길가는 이내 안개가 되어 시골풍경에 운치를 더할 듯 싶었다.

  오늘 이 어룡마을까지 우리 충북대학교 태극태권도연구회(이하 태극회) 회원들과 함께 오게 된 건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였다. 비가 온 논밭은 쉽게 마르지 않아 예정에 있던 고추지주목과 비닐 제거를 하지 못하였고, 이를 대신해 인삼밭의 잡초 제거에 나섰다. 본인도 충남 청양이라는 시골마을에 살지만, 인삼밭은 처음 들어가 보아 자칫 실수하면 삼이 훼손될까 우려심이 컸다. 허나, 잡초제거란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에 조금의 시간이 흐른 뒤 요령을 익히고, 일도 수월해졌다. 한 시간여가 지났을까? 쪼그려 앉아있던 다리가 저려왔고, 허리 역시 뻐근함을 느꼈다. 곧 점심시간이 되었고, 점심식사를 마치고 간단한 간식과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며 시골풍경을 만끽하였다. 다시 돌아온 인삼밭은 오전과 다르게 찬바람이 불었다. 서로가 서로의 의지가 되어 찬바람을 시원하게 느껴가며 이마에 구슬땀이 맺히게 일하다보니 어느덧 멀고 멀기만 했던 인삼밭의 잡초를 전부 제거하였다. 처음 인삼밭에 들어왔을 때 축구장같이 무성했던 초록의 잡초들은 이젠 온데 간데 없고, 축구장이 인삼밭이 된 기분이었다. 일이 끝나고 컵라면 하나에 김치 한조각, 그리고 시골바람의 찰떡궁합을 만끽하며 이날의 봉사활동을 마치게 되었다. 봉사활동을 일찍 마치고나니 그곳에 계시는 아버지, 어머님이 제 부모같이 느껴져 남은 일 조금이라도 더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분들도 우리 부모님과 같이 논농사, 밭농사, 자식농사를 일평생 지어오셨겠지?!‘ 란 생각이 드니 차마 돌아가려는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앞으로도 우리 태극회가 운동뿐만 아닌 봉사활동도 자주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며 청주로 돌아오는 하루가 되었다. 이런 좋은 경험을 갖게 해주신 이재민사랑본부의 이재은교수님과 이하 관계자분들, 봉사활동까지 잘 따라와 준 태극회 회원들에게 마지막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11월 19일 괴산 인삼밭 봉사활동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