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_ 행정학과 이현배
 
  2012년 5월 12일 토요일, 충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주차장에 50여명의 대학생들이 모였다. 행정학과 ‘조직관리론’수업을 듣는 학생들이다. 과목 담당 이재은 교수님의 주도로 봉사활동을 가게 되었다. 8시 30분 출발 예정이었으나 늦는 학생들이 있었기에 9시 넘어서 출발했다. 학생들은 세 대의 소형 버스를 타고 보은군으로 향했다. 10시 30분 쯤에 도착했는 데 3대의 버스가 각각 3곳의 다른 장소에서 내렸다.

  농촌 과수원의 일손을 돕는 봉사활동이었다. 사과나무의 꽃이 피려는 부분을 가위로 자르는 게 주된 일이었다. 보통 5개의 부분 중에서 1개만 남기고 나머지 4개의 부분은 잘라줘야한다. 그래야 사과가 맛있게 열린다고 한다. 뜨거운 태양 아래 과수원에서 3시간 정도 일손을 거들었다. 인심 좋은 과수원 주인께서 수박과 새참을 준비해주셨다. 점심으로 맛있는 반찬을 손수 만들어 오셨다. 아이스크림도 먹었고, 끝나기 전에는 탕수육도 먹었다. 과수원 주인은 젊으신 남자 분이신데 어렸을 때부터 줄곧 농사일을 해왔다고 한다. 아버지의 농사일을 물려받아 지금 10년 넘게 사과 농사를 짓고 계신다. 많이 도와드린 것도 없는 데 얻어먹은 것만 많아서 오히려 미안하다고 대다수가 생각했다. 4시 30분 증므에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다시 버스에 올라타 청주에 왔다. 충북대 정문에 있는 일미 닭갈비에서 저녁을 다함께 먹었다. 교수님의 제안에 학생들이 건배제의를 했다.

  날씨가 무척 더운 한낮에 밖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많은 학생들은 힘들어했다. 농사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냐는 과수원 주인의 질문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렇다. 농사는 힘들다. 그리고 요즘 젊은이들은 농사를 꺼린다. 그런데 과수원 주인은 농사를 직업으로 삼았다. 대학교도 그만두고 우리 나이에 농사를 시작했다. 참 대단해 보였다. 자식들이 나중에 크면 교육 문제로 걱정이라고 하셨다. 맞는 말이다. 농촌에서 농사를 한다는 것은 어령누 결정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땀 흘린 것 이상으로 가을에 사과가 맛나게 익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