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_ 김영채(봉사회원, 충북대학교 행정학과)

  어릴 적부터 사과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붉은 사과가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이다. “여기도 사과밭이니까 사과가 잔득 매달려 있겠지.”라는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과수원 안으로 들어서자 사방이 녹색으로 가득했다. 도시에 사면서 풀밭보다는 아스팔트에 익숙해졌는데 풀냄새를 맡자 마음이 상쾌해지는듯했다. 풀 사이로 지나가면 풀벌레들이 날아오르고 가끔가다 청개구리도 만날 수 있었다. 개구리는 개울가나 연못가에서만 사는 줄 알았는 데 이런 풀밭에서도 산다는 것이 놀라웠다.

  사과 꽃이 지고 생긴 조그만 열매들 중에서 가장 실한 열매 한 개만 남겨놓고 주변의 열매를 따야지 후에 질 좋은 사과를 수확할 수 있다. 처음에는 “이정도 일쯤이야 금방 끝나겠지.”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 데 시간이 갈수록 사과나무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 사과 열매가 원가 많이 매달려 있어서 다음 나무로 이동하는 데 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낮은 곳은 그냥 딸 수 있는 데 높은 곳은 사다리 위에 올라가서 꽤나 고된 일이었다. “농사”라는 일이 힘든 건 줄은 알았지만 사과 알맹이를 솎아줘야하는 지는 이번 봉사활동을 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하나하나 사람이 따줘야 실한 열매를 얻을 수 있다는 데, 지금처럼 농촌에 젊은 사람이 없을 때 노인들이 하려면 고된 작업일 거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날씨도 그다지 덥지 않았고 여러 명이 서로 도와가면서 일을 했기 때문에 일도 금방 끝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