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_ 이상률(행정대학원 제26기)


  미래사회의 가장 큰 변수 중의 하나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다. 폭우, 폭설 등 자연재난이 일상화되고 있고, 그 변동 폭도 확대되고 있다. 또한 도시지역 보다 상대적으로 재난에 취약한 농촌지역은 기상이변에 취약한 실정이다. 지난해 8월 15일 공주지역에 200mm이상의 폭우가 내려 농경지가 물에 잠기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하였다. 하지만 그 소식을 들었어도 우리 청주지역이 아니라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다.

  올해 들어 늦깎이로 충북대 행정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수업시간에 재난분야의 권위자이기도 하신 이재은 교수님이 주말을 이용해 봉사활동을 간다고 하셨다. “웬 봉사활동?” 사실 청주시청 공무원들은 봉사활동에 익숙하다. 부서별로 실적을 매기는 ‘시정평가’ 중 하나가 봉사활동을 연 20시간 채워야 하는 까닭에 그 동안 복지시설, 지역아동센터, 농촌봉사 등 여러 곳에서 봉사를 해 본 경험이 있다.

  4월 27일 토요일 바쁜 개인 일을 뒤로한 채 충북대에서 모여 공주로 이동했다. 이날 학부생들과 가는 줄 알았는데, 박사과정 선배님들도 여럿 끼어있었다. 예전에 스쳐 지나곤 했던 사곡면 사무소에 도착하니 우리의 일손을 반겨주는 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중 아주머니 한분이 우리 농가에게 가면 편하다고 말씀하셔서 얼른 그 분 트럭 뒤에 올라탔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10여분 달렸을까? 도착한 곳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이고, 평지에는 도랑이 흐르고, 논 한 가운데에 위치한 하우스 단지였다. 하우스 안으로 들어가 보니 갓 꽃망울을 안은 카네이션들이 펼쳐 있었다. 오늘 작업은 카네이션 꽃송이 위에 꼭 덧니처럼 불쑥 올라와 있는 순을 따 주는 것이다. 다소 서먹했던 도청 여직원과 담소도 나누면서 한 송이 한 송이 조심스럽게 어루만지며 작업을 했다. 어릴 적 농촌에서 자란 나이지만 농사 일이 얼마나 힘든지 새삼스럽게 경험해 준 시간이었다. 이번 봉사활동을 계기로 방재시설을 어느 정도 갖춘 도시와는 달리, 주로 어르신들만이 계신 농촌지역에 대한 재난대비 태세를 어떻게 구축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다. 우리 팀은 비교적 일찍 끝나 아주머니께서 정성껏 준비해 주신 고향내음 가득담은 숙성김치와 더불어 삼겹살과 막걸리로 하루를 마치게 되었다. 역시 “봉사는 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힘”이라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되며, 버스 임차, 점심 준비 등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주신 이재민재난사랑본부 관계자 분들께 이글을 통해 감사를 전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