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_ 이정현(봉사회원, 충북대학교 행정학과)

 처음에는 재난 피해 지역에 가서 복구 작업을 한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면서도 걱정이 앞섰습니다. 재난 피해 지역을 눈으로 보는 것도 처음이거니와 뉴스나 텔레비전에서 보던 피해 복구 작업들은 매우 어렵고 힘들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괜히 전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복구 현장에 뛰어들었다가 다른 자원봉사자 분들이나 주민 분들께 오히려 더 방해가 되거나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다시 한 번 더 손을 봐야 한다 던가 하는 번거로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걱정을 하면서 가게 된 봉사활동 당일의 날씨는 다행히 비가 온다던 예보와는 달리 매우 화창했습니다.

  과 학생들끼리만 가는 봉사활동인줄 알았는데, 충북대학교 대학원생 분들도 함께 동참하셔서 서른 명 정도 되는 인원으로 출발했습니다. 버스 안에서 자기소개의 시간을 가졌는데, 저는 참 놀랐습니다. 4학년이라 취업 준비로 힘들었기 때문에 나름의 불평불만이 많았었는데, 직장을 다니시면서 저녁에 배우고자 하는 열의 하나로 또 수업을 들으러 학교에 나오시는 그 분들을 보면서 공부란 즐겁게 하고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있다면 저렇게 즐겁게 할 수도 있는 것이란 사실을 새삼 다시 한 번 더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많은 것을 배우며, 충남 공주에 도착했고 드라마에서나 보던 트럭 뒤에 앉아 바람을 맞는 즐거움을 누리며 수해 지역에 내렸습니다. 배 꽃술에 꽃가루를 묻혀 수정을 하는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신기한 마음에 재밌게 하다가 시간이 지나자 목과 팔이 점점 아파왔고, 날씨마저 점점 안 좋아져 바람도 매우 많이 불었습니다. 끝도 없이 뻗어있는 가지들과 셀 수 없는 배 꽃나무들 사이에서 잠깐 고뇌하기도 했지만, 점점 마무리 되어가는 나무들이 많아지고, 옆에서 아버님, 어머님들이 힘들지, 수고한다, 고맙다라는 말씀을 계속 해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단지 12명이 갔을 뿐인데, 그렇게나 고마워 해주시고, 그렇게까지 보탬이 된다는 사실이 더 감사했던 거 같습니다.

 봉사활동이 끝난 후 그런 생각을 했던 거 같습니다. 전문지식을 가지고 가서 그 분들께 도움이 되는 것도 물론 좋겠지만, 작은 일손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그 마음이 그 분들께 얼마나 힘이 될 수 있는가를, 봉사는 이렇게 작은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좋은 분들과 함께 귀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함께 하셨던 분들께, 그리고 그 곳에 계셨던 어머님, 아버님들께 늘 행복이 함께 하길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