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찬우(일반회원, 충북대병원)



 학부시절 태풍 재해지역에 봉사활동을 다녀온 후 약 3년만의 농촌 봉사활동이었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봉사활동이라는 것 자체를 잊고 내 할일에만 몰두하며 지내왔었는데, 이번 봉사활동은 그동안 나의 행동에 대한 반성과 잊고 지내왔던 것들을 되새겨볼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다.


 나는 어느 할머니 댁의 깻잎 밭에서 잡초를 제거하는 일을 도와드렸는데 밭의 형태만 있을 뿐 잡초 반, 깻잎 반이라고 할 정도로 관리가 되고 있지 않았다. 잡초가 단단히 뿌리내리기 전에 미리미리 뽑아주며 관리를 했어야 하는데 그 일을 할머니 혼자서 하시기에는 일손이 턱없이 부족해 관리를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남의 귀한 자식들 이런 일 시키면 어쩌나..’ 라고 미안해하며 말씀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큰 도움을 드리지 못하는 죄송함과 동시에 농촌 일손부족의 현실을 체감할 수 있었다.


 젊은이들 보다는 연세가 높으신 어르신들의 비중이 큰 농촌 환경 속에서, 일손 부족은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일손의 부족은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이다. 솔직히 봉사활동이 그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이러한 현실의 우리 농촌을 살리기 위해서는 좀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 할머니께 작은 도움을 드렸다는 기쁨과 함께 그런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그동안 너무 내 할일에만 신경 쓰며 살아왔던 것 같다. 비록 짧은 시간의 봉사활동이었지만 이기적인 내 자신에 대한 반성은 물론 봉사하며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