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_ 노영숙(충북대학교 행정대학원)
<2013.4.27(토요일) 공주시 사곡면 호계리>

이재민사랑본부에 처음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날이었다. 물론 교회활동 하면서 봉사활동은 무수히 많이 동참하였지만, 이전과는 사뭇 느낌이 달랐다. 우선 교수님이 계시고, 같이 공부하는 동기생도 있기에 그런가보다.

농촌으로 가서 일손을 돕는다고 하니 또 다른 의미가 있는 일이었고, 시골 일에 서투른 나로서는 도울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10시30분경 공주시 사곡농협 앞에 도착되어 벌써 팀이 짜여 졌고, 20여명으로 구성된 우리 팀은 배 과수원으로 배정받아 배꽃수정을 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과수원에 도착하니 주변이 온통 하얗게 활짝 핀 배꽃으로 가득해 기분이 좋았다. 고려시대 이조년의 시조가 문득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춘심을 자규야 아랴마는 다정도 병인양하여 잠못들어 하노라....
또 한 가지 놀란 일은 질서 있게 조용히 조직이 움직였다. 지도자의 철학과 역시 오랜 경험에서 온 리더십일 것이다. 바로 시간 지체 없이 과수원 주인으로부터 배꽃 수정하는 방법을 간단하게 설명을 들었다. 둘이 한  조가 되어 작업을 시작하였다. 수정하는 도구는 마치 낚싯대 모양의 끝에 솜털 뭉치가 달린 듯했다. 수정방법은 솜털뭉치에 꽃가루를 묻혀 배꽃에 살짝살짝 스쳐주는 일이었다. 배나무 가지가 많고 가지마다 좌우로 뻗은 작은 가지에 달린 배꽃을 빠짐없이 꽃가루를 묻혀 주어야 하기 때문에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해야 하는 작업이었다. 과수원 주인 말에 의하면 빠뜨리면 배가 열리지 않는다고 하니 책임감을 느끼게 했다. 내년에 배가 덜 열리면 우리 팀을 떠올릴 것이다. 다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역시 분위기가 중요하고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더인 이재은 교수님은 장염 때문에 얼굴빛이 노란데도 묵묵히 주어진 일을 하시는 것을 보면서 지도자의 자세에 감동받았다. ‘Become A Better You’ 아픈 배를 만지시며 스스로 격려하시는 그 모습에서 충성할 수 있는 준거적 권력을 느끼기도 했다. ‘피스토스’는 믿을 만한 가치가 있는 상태로서 하나님이 무엇이든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종을 가리키는 말이다. 바로 이런 지도자를 두고 한말인 것이다.

어느 새 주변을 한 번 둘러보니 많이 작업한 배나무에 마음이 뿌듯했다. 반복적인 행동이라 약간은 지루하였지만 우리들이 한 작업량을 보니 사람의 손이 정말 무섭구나 하는 위대함을 느꼈다. 배꽃 수정을 하고 2시간 동안 비가 오지 않아야 효과가 있다는 과수원 주인 말에 흐린 날씨가 걱정이  되었지만, 하나님께서 좋은 일기를 주셔서 비가 오지 않아 정말 뿌듯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자신을 바로 아는 일’이라고 한다.

내가 살아가는 목적, 아니 살아가야할 목적을 분명히 인식해야한다.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직분자를 세운신 목적이 연합이며, 교회의 일치를 위하여 봉사(섬김)의 일을 하기 위함이듯이, 이재민 사랑본부!! 지도자와 회원들을 보면서 연합으로 섬기는 아름다운 모습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성경말씀에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고 사랑이 없으면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고 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올 가을 풍성한 수확을 확신하며 사랑을 실천하여 더 큰 삶의 성장으로 나가는 시작이 되길 소망해 본다.